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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he end of the world

TEXT 2010/12/14 15:53 |

<세계의 끝 The end of the world> 은 '죄의식‘에 관한 이야기다.

<세계의 끝>은 나의 이전 작업보다 더 어둡고 침울하다. 그리고 그것의 정서는 더 내밀해지고, 심각함을 지향한다. 이 작업은 내가 인식하는 세계의 모습이다. 그것은 ‘불행한 세계’이다. 불행한 세계란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세계, 절대적인 세계이다. 아무 일도 하지 않았지만 누군가를 불행하게 만들었을 '나'의 죄에 대해 끊임없이 되새기는 것, 더 엄밀히 이야기 하자면 타인이 나에게, 혹은 내가 타인에게 저질렀던 죄와 허물들에 대한 자기 변명의 웅얼거림으로 가득한 세계이다. 이 어두운 세계가 물에 잠기었다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물이 빠져나가 처음의 상태로 되돌아 가는 장면이 무한 반복되어 그려지는 것은, 무슨 일이 일어났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므로, 우리는 이해할 수도 대처할 수도 없는 상태를, 즉 불행마저도 의식하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공포를 드러낸 것이다.

난 세계를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. 그리고 이전 작업이 내러티브를 통해 죄의식이 발생하는 순간을 다루었다면, <세계의 끝>은 이미 죄의식으로 가득 찬 나의 세계로 침잠하며, 그 세계의 이미지를 심도 있게 표현하고자 하는 것, 그것이 하나의 목표이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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